디자인은 창의성과 감각이 중요한 직무인 만큼, AI와의 협업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AI 툴들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확장하고 반복 작업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비주얼 스타일 탐색, 시안 제작, 반복 작업 자동화, 디자인 피드백 정리 등에서 AI가 빠르고 정확하게 지원해준다. 이번 글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실제 프로젝트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실무 흐름 중심으로 워크플로우를 소개하겠다.
브랜드 기획과 콘셉트 발상: 비주얼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체화하기
디자인 작업의 출발점은 항상 ‘무형의 콘셉트’다. 이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가장 유용한 AI 도구는 ChatGPT, Midjourney, DALL·E, 그리고 Pinterest AI 기능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브랜드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Z세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친환경 스킨케어 브랜드의 비주얼 콘셉트를 정리해줘”라고 입력하면, 브랜드 톤, 색상 팔레트, 타이포그래피 스타일, 감성 키워드를 제안받을 수 있다. 여기서 도출된 키워드를 Midjourney에 입력하면 스타일이 반영된 비주얼 샘플을 다양하게 생성할 수 있다. 예: “soft pastel, eco-friendly packaging, minimal style, natural texture”와 같은 프롬프트로 패키지 디자인 무드보드를 빠르게 시각화할 수 있다. 이처럼 시각적 기획 단계에서는 AI가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빠르게 구체화해주는 도구로 활용된다. 또한 Notion AI나 Miro AI를 활용하면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과 마인드맵 정리에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초기 아이디어가 빠르게 정리되면, 그만큼 실제 디자인 작업에 더 많은 집중을 쏟을 수 있다.
디자인 제작: 반복 작업 줄이고 창의성에 집중하는 도구 활용
디자인 실무에서 AI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은 반복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미지 리사이징, 배경 제거, 색상 보정, 레이아웃 제안 등이다. Canva AI는 초보자뿐 아니라 숙련 디자이너에게도 유용한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제품 런칭용 카드뉴스 시리즈를 5장 구성해줘”라고 입력하면 전체 슬라이드 구조와 이미지, 텍스트가 포함된 디자인을 자동 제안한다. 세부 조정은 직접 가능하며,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포토샵을 자주 사용하는 디자이너라면 Adobe Firefly나 Photoshop Generative Fill 기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텍스트만 입력하면 객체 추가, 배경 변화, 스타일 전환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이 제품 사진을 더 고급스러운 호텔 욕실 안에 있는 것처럼 보여줘”라는 지시에 따라 현실감 있는 합성이 가능하다. UI/UX 디자인에서는 Uizard, Penpot AI, Galileo AI 같은 툴이 빠른 와이어프레임과 프로토타입 제작에 유용하다. Uizard는 손으로 그린 와이어프레임을 자동으로 디지털 UI로 변환해주고, Galileo AI는 “음식 배달 앱의 홈 화면 UI” 같은 문장을 입력하면 Figma 기반 UI를 자동 생성해준다. 특히 시간에 쫓기는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0부터 100까지’ 작업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크나큰 장점이다. AI는 디자이너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핵심 메시지와 미적 완성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만들어준다.
피드백, 수정, 협업: AI로 정리하고 반복하지 않기
디자인 결과물이 완성된 후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단계는 디자이너에게 가장 에너지 소모가 큰 구간이다. 특히 비디자이너 클라이언트나 팀원과 소통할 때, 디자인 의도를 설명하고 요구사항을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 수 있다. 이때 ChatGPT, Notion AI, ClickUp AI 같은 텍스트 기반 AI는 회의록을 요약하고, 피드백 리스트를 정리하며, 수정 가이드를 자동 생성해주는 데 강력하다. 예를 들어 “이 회의록에서 디자이너에게 전달해야 할 수정 사항만 정리해줘”라고 입력하면 불필요한 대화는 제거하고 핵심 지시사항만 추려준다. 더 나아가 RunwayML을 활용하면 영상 디자인 피드백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예: 영상 내 특정 장면을 바꾸거나, 색감을 전체적으로 통일하는 작업을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협업 툴인 Figma는 AI 기반 코멘트 요약, 자동화 플러그인(AI 색상 추천, 디자인 패턴 제안 등)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 Figma의 AI 플러그인을 활용하면 “이 버튼 스타일을 전체 디자인에 맞게 변경해줘” 같은 단순 반복 수정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여러 명의 디자이너가 동시에 작업하는 팀 환경에서는, AI를 통해 기준을 정하고 수정 사항을 자동화함으로써 협업의 질과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디자이너는 AI로 대체되지 않는다. 다만 ‘AI를 다루는 디자이너’는 점점 더 강력해지고, 혼자서도 더 많은 프로젝트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핵심은 도구를 아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디자인 흐름에 어떻게 AI를 유기적으로 배치할지다. 시안 제작에 시간을 덜 들이고 콘셉트 완성도에 집중하고 싶다면, 반복적인 수정 과정 대신 피드백 요약에 시간을 쓰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AI를 디자인 워크플로우에 연결할 때다. 다음 편에서는 마케터와 디자이너가 협업할 때 어떻게 AI를 공동 워크플로우에 적용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사례를 정리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