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단순한 개인 생산성 도구를 넘어, 이제는 팀 간 협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특히 마케터와 디자이너는 기획–제작–수정이라는 긴 프로세스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커뮤니케이션 속도와 정확성, 반복 업무의 자동화 여부가 프로젝트 성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AI는 이 두 직무의 언어적, 시각적 차이를 중재하고, 흐름의 속도와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강력한 연결자 역할을 한다. 이번 글에서는 마케터와 디자이너가 실무에서 AI를 활용해 어떤 방식으로 협업을 개선할 수 있는지 실제 시나리오로 구성해 살펴보자.
아이디어 회의와 콘텐츠 콘셉트 도출: AI로 빠르게 정렬된 기획안 만들기
마케터와 디자이너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지점은 ‘콘셉트 정리’다. 마케터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설계하고, 디자이너는 그것을 감성적으로 시각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ChatGPT는 양쪽의 언어를 번역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마케터가 “2030 여성 타깃, 자연주의 브랜드 이미지 강조”라는 지시를 주면, ChatGPT는 이를 바탕으로 디자이너에게 전달할 수 있는 비주얼 가이드를 정리해준다. “이런 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무드보드 스타일을 추천해줘”라고 추가 입력하면, Midjourney나 DALL·E에 넣을 수 있는 구체적 프롬프트도 자동 생성할 수 있다. 이어서 디자이너는 해당 프롬프트를 Midjourney에 넣어 시각 무드보드를 만들고, 이를 다시 마케터가 Notion이나 FigJam 보드에 정리해 논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전체 흐름이 2~3시간 내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전처럼 긴 회의, 문서 작성, 감정적 해석 없이도 AI를 사이에 두고 ‘공통 언어’를 형성함으로써 마케터와 디자이너 간 협업 효율이 급격히 상승한다.
콘텐츠 제작과 수정 요청: 역할은 다르지만 흐름은 하나로
마케터가 콘텐츠 기획안을 작성하고, 디자이너가 시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흔한 갈등 지점이다. 예를 들어 “텍스트를 강조해달라”는 마케터의 요청이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너무 추상적일 수 있다. 이때 Figma AI 플러그인이나 Canva의 협업 기능을 활용하면 구체적인 시안에 텍스트 기반 AI 코멘트를 바로 남길 수 있다. “이 타이틀이 좀 더 눈에 띄게 보이도록 강조해줘”라고 입력하면, AI가 자동으로 폰트 크기나 색상을 조정한 시안을 제안하거나,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 마케터는 여러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고, 디자이너는 세세한 수정을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또 하나 유용한 방식은 Jasper + Canva 조합이다. 마케터가 Jasper로 작성한 콘텐츠 문장을 Canva에 그대로 복사해넣고, Canva AI에게 “이 카피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3가지 스타일로 제시해줘”라고 지시하면 다양한 시안이 자동 생성된다. 이런 방식은 ‘한 사람이 다 해야 했던 작업’을 각자의 AI 툴에서 빠르게 테스트하고 교차 확인하는 구조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이처럼 AI가 기획 텍스트와 디자인 시안 사이에서 '자동 제안자' 역할을 하면, 마케터와 디자이너는 피드백 주고받기를 줄이고, 전략과 감각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된다.
결과 분석과 개선안 도출: 피드백을 정리하고 실행까지 연결하는 자동화 전략
협업의 마지막 단계는 결과 공유와 개선 피드백이다. 일반적으로 마케터는 콘텐츠 퍼포먼스 데이터를 보고, 디자이너는 시각적 문제나 사용자 반응을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고 개선 전략으로 전환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들 수 있다. 하지만 ChatGPT Code Interpreter 또는 Notion AI를 활용하면 이 작업이 자동화된다. 예를 들어 마케터는 소셜미디어 퍼포먼스 데이터를 Notion에 업로드한 후 “디자인적 측면에서 어떤 게시물이 가장 반응이 좋았는지 정리해줘”라고 입력하면, 디자인적 특징과 반응률 간 상관관계를 추출할 수 있다. 반대로 디자이너는 FigJam이나 Miro에서 사용자 피드백을 시각화한 후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이 필요한 콘텐츠 유형을 정리해줘”라고 하면, 마케터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는 개선 항목 리스트가 생성된다. 회고 미팅 시에는 ClickUp AI의 미팅 요약 기능이나 Otter.ai를 활용해 회의 내용을 요약, 액션 항목 분리, 담당자 배정까지 자동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마케터와 디자이너 모두가 의사소통에 들이는 에너지를 줄이고, 결과 분석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AI 협업은 마케터와 디자이너가 서로의 언어를 ‘알아듣게 만드는 과정’이다. 과거에는 긴 회의와 수많은 피드백 주고받기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AI가 그 간극을 자동으로 줄여준다. 중요한 건 단순히 툴을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협업 흐름 안에서 AI를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기획–제작–분석까지 각자의 도구를 연결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팀 전체의 생산성과 창의성이 동시에 올라간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협업 프로젝트(예: 제품 런칭 캠페인)을 예로 들어, 툴별, 단계별로 AI를 어떤 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해보겠다. 또는 다른 직무(기획자, 작가, 영상편집자 등)와의 협업 사례도 확장해볼 수 있다.